수시 원서를 쓸 때 보는 경쟁률은 최초 합격자 기준입니다. 그런데 최초 합격자 상당수는 다른 대학으로 빠져나가고, 그 자리는 예비번호를 받은 학생이 채웁니다. 이 추가 합격 인원을 모집인원으로 나눈 것이 충원율입니다. 충원율이 100%라면 뽑기로 한 인원만큼이 더 합격했다는 뜻이고, 예비번호를 모집인원만큼 받았어도 붙었다는 뜻입니다.
입시허브는 대학이 공개한 2026학년도 수시 충원 결과 가운데 추가 합격 인원을 명 단위로 공개한 수도권 35개 대학의 2,496개 학과를 집계했습니다. 모집인원 5명 미만인 소수 선발, 자격 제한 특별전형, 여러 학과를 묶어 뽑은 전형은 수치가 왜곡되므로 뺐습니다. 그 결과 충원율 100%를 넘긴 학과가 1,248개로 전체의 50.0%였습니다. 200%를 넘긴 학과가 426개(17%), 300%를 넘긴 학과도 153개(6%) 있었습니다.
전체 중앙값은 98.7%입니다. 절반의 학과가 모집인원에 가까운 수만큼 추가로 합격시켰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 숫자는 전형을 섞어 놓은 것이라 그대로 읽으면 오해가 생깁니다.
학생부교과와 학생부종합은 성격이 다릅니다. 학생부교과 903개 학과 중 741개(82%)가 충원율 100%를 넘겼고 중앙값은 165.9%였습니다. 열 곳 중 여덟 곳에서 모집인원보다 많은 인원이 추가로 합격했고, 절반은 모집인원의 1.66배를 넘겼다는 뜻입니다. 반면 학생부종합은 1,593개 학과 중 507개(32%)만 100%를 넘겼고 중앙값은 66.7%였습니다. 교과전형은 성적순으로 뽑기 때문에 상위권 학생이 여러 대학에 동시에 붙고, 그만큼 연쇄 이동이 큽니다. 종합전형은 서류와 면접으로 걸러져 중복 합격이 덜합니다.
충원이 가장 많이 돈 학과는 성균관대 글로벌리더학부(학생부교과)로 10명 모집에 79명이 추가 합격했습니다. 충원율 790%입니다. 서강대 사회과학부가 9명 모집에 71명(789%),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가 15명 모집에 114명(760%)으로 이어집니다. 상위권은 대부분 성균관대와 서강대의 교과전형이었습니다. 두 대학은 교과전형 모집인원이 적은 편이라 같은 인원이 빠져도 비율이 크게 나타납니다.
대학 단위로 보면 중앙값이 가장 높은 곳은 성균관대(92개 학과, 207.5%)였고 상명대(42개, 177.4%), 서강대(50개, 174.6%), 경기대(65개, 155.6%), 서울여대(75개, 142.9%)가 뒤를 이었습니다.
이 숫자를 쓸 때 주의할 점이 둘 있습니다. 첫째, 충원율이 높다고 합격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충원율은 최초 합격자가 얼마나 빠져나갔는지를 보여줄 뿐이고, 합격선 자체는 추가 합격 과정에서 내려갑니다. 둘째, 추가 합격 인원을 명 단위로 공개하는 대학이 제한적입니다. 수도권 56개 대학 중 이번 집계에 들어간 곳은 35개이고, 예비번호만 공개하거나 아예 공개하지 않는 대학은 빠져 있습니다. 지원 전략을 세울 때는 지원하려는 대학이 직접 공개한 값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과별 충원율과 추가 합격을 반영한 실질 경쟁률은 입시허브 입결 순위 페이지와 각 학과 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